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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한 달의 홋카이도, 한 권으로 겨울 동화 만끽하기

by 피어나용 2023.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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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에 꽂히다

그동안 나에게 일본은 크게 매력적인 나라는 아니었다. 오히려 가까워서 죽기 전에 한 번쯤 갔다 오지 않을까? 란 막연한 생각만 들었을 뿐, 딱히 흥미가 생기는 여행지는 없었다. 그런데 올해 여름, 바로 옆자리 직작 동료가 일본의 후쿠오카는 여름에도 시원해서 좋다는 말에, 처음으로 홋카이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동료가 가족들과 갔다 와서 너무 좋았다던 료칸을 검색해 보니, 초록잎이 무성한 온천 풍경이 나타나 넋을 놓고 보다가, 어느 계절에 가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얼마 안 있어 엔화가 800에 다다르며, 작년 중순에 환차익을 볼까 했던 마음과 합해져 불을 지르고ㅋㅋㅋ '내년이다!' 뜬금없이 정해버린 것이다. 어쨌든 일본을 간다면, 마음속 1순위는 홋카이도가 되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 책이 바로 『한 달의 홋카이도』였다. 앞서보았던 여름 온천의 풍경과 사뭇 다른, 하얀 설경이 펼쳐진 『한 달의 홋카이도』의 표지는 더욱 궁금하게 하였다. 이처럼 일본을 잘 모르지만, 일본 문화를 쉽게 접하기에 아주 적절한 책이었다. 특히 설경의 홋카이도, 그중에서도 삿포로를 가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리는 책이다.

 

 

 

 

한 달의 홋카이도 책소개

한 달의 홋카이
저자 윤정
출판 세나북스
발매 2023.08.21

아름다운 설국 홋카이도에서의 한 달!
겨울 동화 같은 꿈의 공간이 현실이 되어 눈앞에 펼쳐진다

삿포로, 오타루, 하코다테, 아사히카와, 비에이까지! 아름다운 설국 홋카이도에서 축제 같은 한 달을 보냈다! 14살 중학생 때 알게 된 삿포로의 눈축제 ‘유키마츠리’. 미지의 세상에서 열리는 겨울 축제는 어린 중학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겨울만 되면 눈축제의 환상으로 가득한 삿포로에 가고 싶었다. 그렇지만 어쩐지 그곳은 너무나 먼 장소 같았고 오랫동안 실제로 갈 수 있으리라곤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드디어 도쿄도 오사카도 아닌 그동안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일본의 최북단 섬인 홋카이도(북해도)에 한 달 살기를 하러 갔다. 2023년 1월 말부터 2월 말까지 약 한 달 동안 홋카이도의 중심 도시 삿포로에 살면서 두 곳의 숙소에 머물렀다. 하얀 눈의 세상에서 만난 아름다운 풍경과 따뜻한 사람들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 주었다. 10월 말부터 4월 초까지 눈이 내리는 홋카이도는 그중에서도 눈축제가 열리는 1월 말에서 2월 초에 가장 눈이 많이 내린다. 그 기간 홋카이도를 여행하며 눈 내리는 풍경을 원 없이 볼 수 있었다. 심지어 나중에는 눈을 피해 다니기도 한다. 눈 내리는 풍경은 우리를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만드는 신비한 힘이 있다. 삿포로 시내의 돌아볼 만한 장소와 맛집 그리고 홋카이도 여러 지역의 여행기도 펼쳐진다.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설국의 풍경 비에이와 낭만적인 여행지 오타루, 개항일로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예스러운 도시 하코다테로 향하는 기차여행까지! 삿포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유서 깊은 조잔케이 온천과 삿포로 국제 스키장에서의 가슴 떨리는 액티비티도 담겨 있다. 홋카이도는 미식의 섬이다. 기후와 지리적 조건으로 일본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대표적인 음식인 수프 카레와 징기스칸(일본식 양고기구이), 라멘과 스위츠(달콤한 과자, 양과자)아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는 환상적인 장소다. 여행도 하면서 한국어 선생님으로 온라인 수업도 했다. 같이 여행한 동생과 남자친구는 온라인 수업을 할 때마다 자리를 비워주거나 간식을 사 오는 등 최선을 다해 배려해 준 고마운 여행 동지였다. 이 여행 동반자들과의 에피소드는 여행을 더 풍성하게 해주었다. 이 책은 홋카이도를 사랑하고 삿포로 눈축제에 관심 있는 많은 분께 상세한 여행 정보와 대리만족을 주고 홋카이도의 숨겨진 매력을 발견하는 신선함과 기쁨을 드릴 것이다. 또한 겨울의 홋카이도를 이미 경험한 분들께는 오래된 추억의 조각을 다시 꺼내어 하얀 겨울 왕국과의 아름다운 만남을 다시 돌아보는 행복한 계기가 될 것이다.

 

 

 

 

겨울 동화 같은 꿈의 공간이 현실이 되는 순간

 '유키마츠리'라 불리는 삿포로의 눈축제는 어린 중학생인 저자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그녀가 그려낸 유키마츠리 포스터는 학교 행사날 중앙계단에 전시되었고, 이에 긍정적인 경험으로 남은 삿포로는 꼭 한 번 가고픈 여행지가 되었지만 현실적으론 어려웠다.

 

그러나 일본과 인연이 없던것은 아니었다. 오사카와 교토로 여행을 가기도 하고, 교환학생으로 지내기도 하며 비자를 받아 한국어 강사로 일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사람 사이에 끼어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도시 생활에 불과하였다. 그렇게 귀국한 후 '일본 한 달 살기'를 제안받아 그녀는 중학생 때부터 늘 꿈꿔온 탓에 어쩐지 친숙하기까지 한 삿포로로 향하게 되었다.

 



홋카이도는 기후와 지리적 조건으로 일본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미식의 섬이란 저자의 말에 '아 여행지를 잘 골랐군' 뿌듯해하며 다음 장을 넘겼다. 그녀가 어린 중학생 때부터 가고 싶다던 삿포로의 하얀 설경이 펼쳐졌고, 괜스레 가슴이 먹먹해졌다.

저자 윤정은 한달 살기 동안 그녀의 여동생과 함께하는 날도 있었다. 그녀의 동생은 음악을 좋아하는데, 특히 재즈를 좋아한다는 말에 바로 블루투스 스피커를 갖고 와 재즈를 틀었다. 그리고 커피 한 잔을 내려 창가에 앉아 같이 여행하는 기분으로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한 달의 홋카이도』에는 저자 윤정이 들린 위치와 여행 스타일을 기준으로 장을 구분하고, 마지막 장 마다 삿포로 시내의 돌아볼 만한 장소와 맛집이 한눈에 보기 좋게 적혀있다. 특히, 여러 지역의 여행기가 적혀있어 한 권으로 홋카이도를 즐기기에 충분하다.

 

 

 

 

여태 '왜 남의 여행책을 읽지?' 이해하지 못했다. 다 읽어갈 때쯤 그동안 여행책에 대해, 얼마나 편협한 사고에 갇혀있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저자가 바라본 시선의 움직임, 느낀 감정들이 여행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여태 정보성 지식만 추구하느라 알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차분히 저자의 발자취를 따라가다보면, 그녀가 동생과 함께 갔었던 카페에 앉아 나 또한 블루베리 치즈케이크를 먹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아졌다. 게다가 사람만큼 눈이 쌓인 일본의 설경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읽으면서 어느새 '삿포로를 간다면 여기는 꼭 들려야겠다.' 마음이 퐁퐁 솟아났다. 다른 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나의 시선으로 읽는 것은 이런 재미가 이런 거구나 느낄 수 있었다. 

 

『한 달의 홋카이도』는 음악을 틀은 뒤, 커피 한잔을 천천히 내려 밝은 창가에 앉아 읽기 좋은 책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홋카이도를 방문하고 싶으신 분이나, 일본 설경의 매력을 온몸으로 느끼시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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