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지 딱 1년이 지난 것 같다.
너무 갑작스러워 며칠인지 기억 못 하지만,
2월 이쯤이었으니까.
2주 전
엄마와 비슷한 내용으로 실랑이를 하며,
문득 생각났다.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었기에
버스를 타다가,
남산을 오르다가,
이따금 문득문득 생각난다.
아직 많이 생각나고,
외롭지만
그래도 잘 헤어졌구나 싶다.
그러다 임시저장해 놨었던,
작년의 마음들을 옮겨서 발행한다.
오랜만의 주절주절.
힘들어 힘들어 힘들어
하면 나아질 것 같기도 하는 요즘.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가
결국
"푸~~~~~~욱"
가라앉았다고 말하고 나선
친구랑 같이 웃어버렸다.
별것도 아닌 거에 한껏 행복해지고,
또 상처받고 반복하는 게 일상인가 보다.
사실 한창 계획 많고
이제 나아가는 단계라
이것저것 부풀어 오를 때
바늘로 찔린 것처럼
힘없어졌던 날이 몇 달째.
잡을락 말락 하면
손에 든 모래처럼 스르륵 빠져나가
저번주는 정말 누가 머리채 잡고
진흙으로 빠져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자꾸 빠져나오려고 했는데
누가 밀어버린 기분.
진짜 혼자라서 혼자인 게 아니라
정말 혼자가 된 기분.
사실 별다를 건 없는데
걱정한다고 나아질 건 없는데
결국 내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구나.,
올해 벌써 반년이 다 되어가고
느끼는 게 정말 많아진다.
우선 내가 좋아하는 것,
사랑하는 것들에 집중해보려 한다.
아니 내가 뭘 사랑하는지도 알아가는 중.
그리고
아낌없이 표현하기로 다짐했는데
생각보다 쉽진 않다ㅋ
어쨌든 20여 년간
싫은 것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요즘은 사랑하는 것들에 더 사랑해 줘야지.
그래도 버틸 수 있는 건
아 날 사랑해 주는 사람이어서
이런 말을 해주는구나 온전히 느낄 때.
그래!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은
이런 말을 하는구나!
정말 백 마디 말보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감정이 더 와닿음을..
그 시간은 온전히 내 것임을.
나도 느끼지 못한 감정을 헤아리며
말 한마디의 무게가 느껴질 때.
내가 헤아릴 수 없는 감정을 담아
조심스럽게 말해줄 때.
생각보다 많은 위로와 걱정.
생각지도 못한 챙김에 감사함을 느낄 때.
내 생각보다 잘 살았구나.
그래 이것보다 못한
감정에 목메어있었구나..,
아프지만 싫다고 하는 사람한테
뭘 더 해.
라는 말이 깊어질 때.
맨날 칼 같다고 말하면서도
끝끝내 못 버릴 때
그게 나인걸 주변에서 알아갈 때.
그럼에도 있어
그게 나인걸 알아주는 사람을 만날 때.
참 무수한 감정이 지나간 두 달이었다.
사실 그냥 그렇게 넘기려 했었는데,
넘기고 넘기다 보니
그런 시간들이 다 나한테 와서
이도저도 못하게 됐다.
분노가 나를 향할 때
짜증이나 불평보다
가슴에 바위가 얹어진 듯.
길게 숨을 내쉴 때가 되어서 깨달았다.
어쨌든 나에게 힘이 되어줬던
장면을 기억하고자 적은 거였는데,
지하차도 앞에서 힘내라고
서로 폭 안아주던 밤,
나보다 헤아릴 수 없는 감정을
헤아려준 언니,
아무 말 없이 집에 오겠다며
먼 길 와준 친구,
바다 건너 힘들 텐데 와준 친구,
나보다 더 열불 나 했던 친구,
사실 뭐가 뭔지 몰라서
어리둥절했던 나날들이었는데
다채로운 감정들이 채워졌다.
그래도 역시 파도처럼 반복된다.
아직 일 년은 그럴 거야 생각해도.
근데 오늘 날 울린 건
생각지 못한 사람에게서
낯선 향을 느꼈기 때문.
차마 연락은 못하겠고
사진방에 들어가니
3천여 장이 남아있었다.
진짜. 진짜.
우리 너무 자연스럽게 있었구나.
너무 자연스러워서 소중한 줄 몰랐구나.
이제 지우면 아무것도 없어서
못 지우겠네
카톡 게시판이 쓸때없이 기능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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